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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화·애니·드라마/책과 영화

김경미 <초승달>

by 아카지햏 2015. 12. 5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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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가 이 시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'당신'을 '깜깜한 세계'라고 표현한 것입니다.

반짝이는 별빛이 귀 잡힌 밤하늘이 그의 세계라는 것이잖아요.

그리고 자신은 밤하늘에 걸린 초승달이 되어 그의 세계를 물어 가고 싶다니.

 

너무나 낭만적입니다. T_T

 

 

 

 

김경미 <초승달>

 

 

얇고 긴 입술 하나로

온 밤하늘 다 물고 가는

검은 물고기 한 마리

 

외뿔 하나에

온 몸 다 끌려가는 검은 코뿔소 한 마리

 

가다가 잠시 멈춰선 검정 고양이

입에 물린

생선처럼 파닥이는

은색 나뭇잎 한 장 

 

검정 그물코마다 귀 잡힌 별빛들

 

나도 당신이라는 깜깜한 세계를

그렇게 다 물어 가고 싶다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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